레디메이드 그리고 현대미술의 아버지 마르셀 뒤샹에 대하여

레디메이드란 쉽게 말해서 이미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뜻입니다. 미술계에서는 화가들이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미리 만들어놓은 작품들을 말하는데요, 현대미술사조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답니다. 특히나 패션업계에선 레디메이드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데요, 옷과 가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성품처럼 대량생산되는 디자인 상품을 말합니다. 이러한 레디메이드 열풍은 왜 생긴 걸까요?

레디메이드에 대해서 알려면 현대미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마르셀 뒤샹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합니다. 마르셀 뒤샹은 프랑스 출신의 화가이자 조각가로 레디메이드 작품들을 주로 제작했습니다. 특히 너무나도 유명한 변기를 미술관에 전시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이 작가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마르셀 뒤샹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마르셀 뒤샹이란 어떤 인물인가요?
마르셀 뒤샹은 1917년 파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 후 그림 공부를 위해 유럽 각지를 떠돌아다녔습니다. 이후 뉴욕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예술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당시 미국에서는 입체주의나 미래주의 등 다양한 사조가 유행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뒤샹은 이러한 흐름에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남성용 소변기를 보고 영감을 얻어 <샘>이라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레디메이드’라는 개념과 함께 발표하였는데요, 이때부터 모든 사물은 그것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기성품을 이용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대중화되기 쉬웠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위대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샘> 이외에도 유명한 작품이 있나요?
뒤샹은 여러 가지 실험적인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요, 대표적으로 <자전거 바퀴>,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등이 있습니다. 자전거 바퀴는 말 그대로 자전거 바퀴를 그린 작품이고,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는 여성의 나체를 묘사한 작품입니다. 두 작품 모두 매우 파격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과감하고 도전적인 모습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뒤샹을 더욱 사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마르셀 뒤샹으로 부터 알려지게 된 레디메이드 유행의 시초는 어디인가요?
패션분야에서의 레디메이드 역사는 19세기 중반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유럽 왕실 및 귀족층 여성들은 자수 공예 기술자에게 드레스를 주문했는데요, 이때 수요가 너무 많아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숙련된 장인 대신 기계자수 방식인 '기계직물' 기법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직물공장 노동자들이 직접 만든 의상을 입으며 공장제 생산방식이 보편화되었고,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레디메이드 개념이 탄생하게 된 거죠.

레디메이드 하면 샤넬이죠?
샤넬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트위드 재킷이 있죠. 실제로 샤넬은 1920년대 후반 처음으로 남성복 재킷 스타일의 더블 버튼 코트를 선보였는데요, 이때 선보인 트위드는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랍니다. 이외에도 샤넬 2.55백, 퀼팅백 등 여러 가지 레디메이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 시즌마다 새로운 레디메이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럼 레디메이드 브랜드 추천 좀 해주세요!
최근 레디메이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브랜드로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가 있습니다. 해체주의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가 이끄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로, 타비슈즈, 스티치 니트웨어 등 기존 틀을 깨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엔 독일군 스니커즈로도 유명해졌죠. 국내브랜드로는 로우클래식(Low Classic)이 있습니다. 클래식하면서도 트렌디한 의류라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유의 로고플레이 또한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르셀 뒤샹과 레디메이드의 개념을 통해 남들과는 다른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